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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서 보내는 겨울은 또 새롭다. 언젠가 한 번 말한적은 있지만, 이번 가을학기가 나에게 여러가지로 특별한 것은, 아마도 민간인으로서 처음으로 맞는 겨울이자, 대학생이 되고 학교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겨울이고 가을학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보다 눈은 많이 내리지 않았다. 딱 하루, 눈이 정말 많이 내린 날이 있었다. 아무런 준비없이 나갔던 나는 눈에 뒤덮여 학교에 도착했고, 덕분에 불쾌한 아침의 시작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복소복 쌓인 눈으로 뒤덮인 학교는 생각보다 더 예뻤다. 눈에는 그런 매력이 있다.

 

   그런 눈 때문인지, 겨울의 이미지는 새하얗다. 춥다, 라고 말하면 흔히 떠올리는 색깔은 파란색이지만, 왜인지 모르게 겨울은 하얀색, 그것도 햇빛을 반사해 눈이 아플 정도로 시린 하얀색이 떠오른다. 겨울은 그래서인지 항상 의미깊다. 여름과 대조되지만 여름은 가지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는 계절이다. 모두가 웅크리고, 나 또한 웅크리고 집에 틀어박히기 일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은 싫지 않은 계절이다.

 

   "따스하게 빛나는 겨울을 맞이하기를." 친구가 선물과 함께 받았던 한 편의 편지의 마지막 문구. 나는 거기에서 묘한 울림을 받았던 것 같다. 따스하게 빛나는 겨울. 왠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역설법의 예시로 나올것 같은 이 문장이, 바로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겨울을 무엇보다 잘 드러내주는 말인 것만 같았다. 말 그대로 따스하게 빛나는 겨울이다. 겨울은 왠지 삭막하고, 얼어붙을 것 같은 앙상함만 남지만,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지만, 아마도 눈이 주는 새하얀 이미지 때문에, 왠지 모를 친근감과 설렘과, 그리고 따뜻함을 안고 있는 계절이다. 그래서 나는 겨울을 좋아한다. 춥지만, 손이 얼어붙을 것 같지만, 종종 빨리 이 겨울이 지나가버렸으면, 하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은 싫어할 수 없는 계절인 것이다.

 

   어느새 1년이 끝나가는 모양이다. 1년은 끝나도 겨울은 끝나지 않는다. 겨울은 이제 막 문을 열었을 뿐이다. 다음학기, 학교에서 새로운 수업을 들을 즈음에야 이 겨울은 문을 닫고 사라지겠지. 그 때까지 아직 60여일의 겨울이 내 앞에 서있다. 그리하여 아직 남은 두달 여의 겨울은, 나에게도 따스한 겨울이 되기를.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너무 춥지는 않은, 너무 삭막하지는 않은, 너무 앙상하지는 않은 그런 겨울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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