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로 돌아옴

 

 

   조금 늦은 이야기이긴 한데, 대학생활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어쩌다보니 학교생활과 그 외의 공부를 잠깐동안 함께하게 됐고, 덕분에 정신이 없었다가, 오랜만에 글이 한 편 쓰고 싶어졌다.

 

   항상 정치학도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 요즘은 내가 정치학도인지 경제학도인지 잘 모르겠다. 공부에 대한 열망은 분명히 있었는데, 지금은 그 열망을 조금 다른 방향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느낌이다. 수업은 복학하고 나서도 아직 1학년인터라 거의 교양과목이고, 제대로 된 전공과목이라고 부를만한 과목은 정치학에서 한 과목 뿐이다. 의외로 그 수업이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서, 나름 만족스러운 학교생활이 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그러고보면, 나는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굉장히 쉽게, 많이 받는 편이었다. 그게 부정적인 영향이든, 긍정적인 영향이든지 말이다. 1학기 때는 동아리에 한 몸을 던지면서 동아리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학교생활을 바라보는 눈이라던지, 학교 사람들을 바라보는 눈의 밑바탕에는 거의 항상 동아리가 있었다. 지금은 그렇게 심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첫 학기를 다니면서, 나는 동아리를 거의 나와 하나로 보고 있었다. 그만큼 동아리의 영향을 정말로 많이 받았다.

 

   그렇다면 이번 학기는? 사실 이번 학기에 그다지 많은 영향을 받을만한 사람이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영향을 받을 정신이 없었다. 내 앞가림할 시간도 없고, 전공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판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주변사람이라면 주변사람이고, 주변사람이 아니라면 정말로 먼 사람인, 교수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우리학교에서 '현대 국제기구의 이해'를 수업하고 계신, 자교출신이신 윤석준 교수님이다. 수업이면 수업대로, 사상...이라고 할 것 까진 없지만, 어쨌든 인생관이라면 인생관대로, 내가 생각하던 '연구에 매진하는 학자상'에 얼마나 부합하시는 분인지는 모르겠지만(비하의 의미가 아니고, 수업하시는 모습만 봐왔지 연구하시는 모습을 본 적은 없기 때문에) 거의 학기의 중심이 되어주시고 계신다... 라는 느낌이다. 1학기 때는 거의 교양수업으로 도배를 했었기 때문에 겪어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도 학교에 들어오면서 캠퍼스의 낭만이니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왜인지, 남은 기간동안 뭔가 열과 성의를 다해서 공부를 해보는 학기가 두세학기 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나름 비싼 등록금을 내고 학교를 다니면서, 교수님이 수업하시는 내용의 얼마나 가져가고 있을까. 강의계획서(실라버스)에 소개된 주교재 외의 부교재나 참고문헌은 읽지 않고 넘기는 게 태반이고, 수업 중에 추천하신 도서들도 거의 손대지 않은 것들이 많다. 1학기 때야 개론이나 교양과목들이 많아서 크지 않았는데, 이번엔 전공과목이나 그에 준하는 과목들이 몇 과목 들어오고나니 그런 책들이 많아졌다. 뭔가 묵직한 기분.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나름 기회가 되면 학자의 길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던 사람이고 하니 말이다.

 

   학교에 돌아오고 정신이 없었다. 뭔가 왠지 모르게 우중한 느낌의 학교생활이었다. 차라리 부대에 있을 때가 편하단 생각도 했다. 그래도 슬슬 몸은 적응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1학기 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번 학기는 특별한 일이 있다거나, 이번 학기는 굉장히 의미있는 학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지 않다는 거다. 조금은 구태의연하지만, 이번 학기도 무사태평, 무사편안하게 잘 다녔으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의미있는 반년이 되지는 못할 지언정 무의미하게 보내버린 반년이 되지만은 않기를. 그리고 내가 해야할 공부, 내가 챙겨야할 일, 챙겨야할 사람들, 읽어야할 글들과 써야할 글들에 충실하게 되기를 바란다.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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