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케인, 콰이어트

 

 

   나 자신이 내향적인 성격이라는 것은 사실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성격 때문에 고민하다가 오래전에 접했던 책이 바로 이 책, 콰이어트였다. 자기계발서같은 종류의 책이 아니라, 내향적인 성격에 대한 학술적, 경험적 탐구를 소개하고 쌓아올린 책이다. 책의 저자는 아무래도 내향적인 사람들 전반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북을 만들고 싶었던 것인지, 막바지에는 내향적인 아이를 키울 때 유의해야할 점을 소개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말 그대로 내향적인 것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그만큼 두께도 만만찮고, 다 읽고나면 방대한 각주와 참고서적에 놀랄 수 밖에 없다. 말 그대로다. 단순히 내향적인 사람들 힘내세요, 하는 단순한 메시지를 담은게 아니라 내향적인 성격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어떤 장점과 단점을 가지는가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한 철두철미한 분석이 담긴 책이다.

 

   내향성에 관한 책은 흔히 자기계발서같은 분위기로 흐르기 쉽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그 원인은 우리 사회가 내향성보다 외향성을 우위에 두고, 외향적인 것이 곧 성공으로 직결되는 문화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의 정도는 지역에 따른 편차를 가지는데, 대체로 동아시아보다는 미국이 강하다. 이 때문인지 책에서 동양을 내향성의 대표자로, 미국인을 외향성의 대표자로 세워 이야기를 진행한다.

 

   저자 본인이 내향적인 성격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러한 주제를 가진 책이 어쩔 수 없이 맞이하게 되는 결말인지, 책으 내향성에 대한 무한한 긍정으로 가득하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내향성 짱짱맨, 내향성이 짱입니다 여러분! 이런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동정론에 가깝다고 느껴질 정도의 '장점 발굴'에 주력한 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내향적인 성격에 관한 책의 내용이 대부분 "자신감을 가지세요, 외향적이 되세요"라는 반응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책은 그러한 인식에 장족의 발전이다.

 

# 내향성을 긍정하라

   이 책이 오해를 해소하고자 주력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내·외향성과 사교성·사회성은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내향적인 사람은 사교성이 떨어지고, 외향적인 사람은 사교성이 좋고, 이런 이야기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내향적인 것을 질병 또는 질병 비슷한 종류로 바라보는 접근방식을 경계하라는 점이다. 결국 이러한 이야기는 내향성의 긍정으로 이어지기 쉬운데, 이 긍정론의 타깃이 "다른 외향적인(내향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닌 "내향적인 사람 자기 자신"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책에서는 내향적인 사람들이 지금까지 역사를 바꿔왔으며,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장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열심히 풀어놓지만 결국 그것을 받아들여야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내향적인 사람 자기 자신이다.

 

# 내향적인 사람들은 반드시 회복공간을 만들어라

   저자는 내향적인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 회복공간이라고 말한다. 자기만의 공간이나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다른 여러가지 특징이 나와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결국 내 성격의 지극히 내부를 향하고 있다고 확신하게 한 부분이기도 하다. 외향적인 사람과는 달리 내향적인 사람에게 있어서 사회활동은 활력 100%의 무언가가 아니다. 물론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사회활동에서 활력을 전혀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있어서 사회적인 활동을 통해 얻는 활력과 자신만의 회복공간에서 얻는 활력은 완전히 구분되어있다. 사회활동을 통해서 아무리 많은 활력을 얻어도, 어느 선을 넘어서는 순간 내향적인 사람은 급격하게 무너진다.

 

   내향적인 성격의 결정적인 문제점은 거기서 직면한다. 이 책에서 내향적인 사람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가 '고(高) 반응성'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주변의 무언가, 특히 변화나 새로운 것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러한 반응은 대개 경계이며, 이러한 반응은 대체로 알게 모르게 활력을 고갈시킨다. 아무리 즐거운 사회활동이라고 하더라도(심지어 익숙한 활동이라고 할지라도) 그 양의 차이일 뿐 사회활동은 내향적인 사람들의 무언가를 갉아먹으며, 선을 넘으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게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 고갈점이 내향적인 사람은 압도적으로 빠르다.

 

   저자는 이러한 내향적인 사람의 패턴을 '거짓외향성'과 연관지어 설명하는데, 즉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사회활동이나 사교활동을 위해서 외향적인 사람인 것을 가장(이것이 바로 거짓외향성이다)하며, 이렇게 거짓으로 외향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내향적인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고갈된 활력을 회복시켜주는 순간이 바로 회복공간이다. 사람마다 여러가지로 회복공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얼마나 많은 회복공간을 필요로 하게 될지도 사람마다 다르다. 요는 그 양이 얼마든, 어떤 형태이든지간에 자신에게 적절한 만큼의 회복공간을 만들고, 회복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내향인으로 살아남기

   그렇기 때문에, 내향인으로 살아남는 것은 고난의 연속이다. 사교에서 활력을 얻는 외향적인 사람들과는 달리, 내향적인 사람은 사교에서 활력을 얻지 않으며(오히려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자신만의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활력을 얻는다. 그러나 사람으로 살아남는 데에 있어서 사회활동은 불가피하며, 이 사회활동 속에서 얼마나 외향적으로 움직이는가가 곧 우리의 평가지표가 되며 성공으로 직결되는 시대다. 그렇다. 내향적인 사람으로 이 사회를 살아나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이라고 해서 그러한 현실을 명쾌하게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가르쳐준다. 내향성은 나쁘지 않다. 나쁘지는 않지만, 이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외향성을 '배워야한다.' 그렇게 잘 다듬어진 거짓외향성은 내향성을 적절하게 보호해주고, 결국 태어날 때부터 외향적이었던 사람들 이상의 무언가를 안겨줄 것이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내향적인 사람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전략이 필요하다.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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