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1. 읽다가 조금 지쳐버리긴 했지만, 결국 다 읽었다! 사실 생각보다 그렇게 술술 잘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건데, 텍스트 사이에 들어있는 사진을 따로 볼 때는 괜찮은데 텍스트 - 사진 - 텍스트 - 사진 순으로 계속 보게 되는 구조이다보니 본문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는 느낌. 물론 사진이 없다면 영 허전한 책이겠고 사진 자체도 마음에 들기는 하지만, 그런 점 때문에 정작 책을 다 읽는 데에는 시간이 조금 걸렸던 것 같다. 옛날에는 책만 보고 말았는데 요즘은 괜히 책 편집에 트집잡는 습관이 생기는 것 같음. 항상 이런 문제나 지적하고 있다. 정작 나한테 깔쌈하게 책을 편집해보라고 하면 절대 못할거면서..


2. 이전에 읽었던 김동영 작가의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가 미국에 올인한 책이라고 하면, 이 책은 꽤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쓴게 아닐까 싶다. 그런 가운데 이상하게 나는(정말로 뜬금없다!) 다른 나라로 떠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니, 당연히 우리 나라가 아니라는게 아니라, 우리에겐 완전히 어색한 나라. 예컨대 중동. 재수하면서 아랍어를 공부했었는데, 그 때 선생님 말을 듣고 나도 언젠가 아랍으로 휘릭 떠나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랍/중동=테러리스트라는 그릇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나로서는 그런 나 자신이 굉장히 의외였지만. 중동이 안된다면 인도. 그러고보니 책에 중간에 대놓고 인도가 나오니까, 인도도 괜찮을 것 같아. 우리와 사는 모습이 너무 비슷하지도 않고, 우리가 상상하는 모습이 펼쳐져있지도 않는, 그런 곳. 내가 지금까지 가본 동아시아의 나라들은 우리와 사는 모습이 너무 비슷했고, 유럽이나 미국은 어느 정도 내가 상상하는 모습이 있으니까. 아예 상상조차 못해본 그런 나라가 한 번 가보고 싶었다. 물론 훨씬 위험하고 훨씬 불편한 여행이 되겠지만.


3. 생각보다 조금 어렵다. 책이. 술술 읽히지 않는다고 한 것은 텍스트와 사진의 배치 문제만은 아닐 것 같다. 사실 소설보다 에세이 자체가 그렇게 술술 잘 읽히는 장르는 아니지만. 사회과학 쪽 책들이 내용을 정리하느라 속도가 안난다고 한다면, 에세이는 감정 하나 하나를 삼켜내는데 시간이 오래걸리는 기분이랄까. 


한편 정말 해외에 가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거야? 싶은 일들도 많다. 무엇보다도 친구를 사귀게 되는 장면 하나 하나가. 이 책 뿐만 아니라 김동영 작가의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에서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이들은 어떻게 해외에 나가서 잠깐이라도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사람을 사귈 수 있는걸까? 애초에 낯가림이 심한 나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다. 그런 것도 물론 여행의 즐거움이고 맛이겠지만.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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