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자들 (2013)


올해는 어째 보는 영화가 별로 없다. 그래도 작년에 본 영화들은 블로그 안할 때라 다 증발했는데 기록이라도 할 수 있다니 좋다 ㅋㅋㅋ 감시자들, 늦게나마 보고 왔다. 메가박스 수요일에는 싸게 싸게 해주던데.. 덕분에 싼 값에 로얄석도 처음 가봤다. 편하긴 편했는데 옆에 사람이 영화 보는 내내 중얼중얼중얼 거려서 정말 조용히해달라고 말할까 말까 고민하다 영화가 끝났음..


우선 뭐 내가 생각했던 그런 영화는 아니었다. 영화에 관한 티저나 그런거 아무것도 안접하고 재밌다길래 보러 간 영화였어서. 내가 생각했던건 감시자들이 나쁜 사람이었고 뭔가 빅브라더스러운 그런 내용인줄 알았는데 -_-; 그런 내용은 아니었음. 감시자들이 경찰 쪽이었다니. 어쨌든 되게 재밌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여지가 없다. 배우들도 참 적재적소에 잘 배치되었지 않았나 싶음. 뭐 내가 평가할 문제는 아니지만. 설경구 씨가 나오는 영화는 정말 오랜만에 봤다. 네이버에서 찾아보니까 제일 최근에 본 영화가 해운대! 아, 설경구 씨 해운대에 나왔었구나.


영화는 전반적으로 매우 좋았음. 2시간 정도 내내 잠시도 긴장을 풀어놓지 못하게 하는 구성, 뜬금없이 터지는 웃음 같은건 전형적인 한국영화의 모습. 이렇게 말하니까 부정적으로 표현한 것 같은데 매우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요즘 뭔가 이런 킬링타임에 가까운 영화들이 많아진 것 같은데, 이건 싫지 않으면서도 뭔가 아쉬운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근데 나만 봐도 설국열차랑 감시자들 놓고 고민하다가 감시자들이 대중적인 재미는 별로라는 평가가 스믈스믈 나오길래 한 방에 포기했으니, 대중영화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일런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대중영화의 주소비층이 나같은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다만 조금 아쉬운건 2시간동안 스토리를 전개한 탓에 뭔가 풀 것 같았던 떡밥을 하나도 안풀었다는 것. 예컨대 정우성의 뒷이야기. 이야기가 뭔가 정우성에 관해서 풀어나가려고 하다가 그가 죽는 결말로 끝맺어버린다. 영화의 전개가 요즘 나오는 영화들의 대세인 용두사미인 것도 아쉽고. 그리고 한효주가 손을 계속 튕기는 습관도 뭔가 떡밥으로 사용될줄 알았는데 다 회수되지 않은 떡밥들이 되었다. 뭐 내가 너무 과하게 떡밥아닌가 생각했던건지 모르겠지만(그리고 2시간동안 뒷이야기까지 포함해나가며 스토리를 풀어나가는게 불가능한 것이었을런지도 모르겠지만) 아쉬운 대목. 정우성이 저렇게 죽어버리고나니 정우성은 그냥 나쁜놈이 되는 전형적인 권선징악형 영화가 됐다. 악역들의 인간성을 조금이라도 다루려고 하는 작품들과는 선을 확실하게 긋는다. 단순해서, 더 재밌는 것일 수도 있다. 더 지니어스에서 차민수 씨가 그렇게 열심히 외치지 않았던가. 씜플?


그거 외엔.. 한효주 예쁘다.. 정도? 반창꼬 때와는 또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음. 캐릭터성의 뿌리 자체는 비슷한 것 같았지만. 딱 저런 캐릭터에 잘 어울리는 배우인 것 같다. 엔하 위키에 첫사랑 이미지의 대표주자였다가 건축학개론 이후 수지에게 그 자리를 빼앗겼다고 하는데, 은근히 둘이 좀 닮지 않았나? (하고 네이버에서 찾아봤는데 하나도 안닮았다 ㅋㅋㅋㅋ 뭔가 느낌이 비슷한 것 같았는데!!)


그러고보니 영화 중간에 불법사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쨌든 이 영화에 나오는 기법이(물론 실제로 이런 식으로 사용되는지는 알 도리가 없지만) 충분히 불법사찰에 사용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음.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불법사찰 씩이나 당할 일이 얼마나 있겠냐만은, 핸드폰 위치추적에, CCTV에, 직접 따라붙는 방법까지. 이 정도면 꽤 훌륭한 감시체계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고 해야하나. <몽타주>에 나왔던 것처럼 블랙박스 영상까지 포함하면, 요즘은 여러모로 감시하고 추적할 방법이 많다. 그리고 정말로 영상이 판을 친다. 영상은 이제 가깝다 못해 생활 속으로 완전히 들어와버렸다. 하긴, 생각해보면 요즘은 너무 사방에 CCTV가 있다는 느낌도 있다. 근데 반대로 CCTV가 없으면 불안해지는 것도 사실이니까, 사람들은 또 나름대로 이러한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당장, 내가 집을 나서면서 CCTV에 촬영당하지 않고 나갈 방법이 있을까? 누군가 나를 타겟팅한다면, CCTV에 있는 영상만으로 나에대한 추적이 충분히 가능할거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사생활 문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뭔가 참 찝찝한 사회에 살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물론 필요악이라는건 인정. 앞서 말했지만, 나도 이제 CCTV가 없는 공공장소는 뭔가 꺼림찍하기까지 하더라고.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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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2

      • 저도 이 영화 봤는데... 생각보다 볼만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설국열차나 미스터고...같은 걸 해서 다소 가볍게 보이긴 했지만 배우들 비주얼도 좋고... 괜찮더군요. 이 작품은 홍콩영화의 리메이크라 그 스토리를 거의 그대로 따랐는데... 그래도 원작보다는 개연성이 있어보였습니다. 마지막은 그쪽이나 이쪽이나 허술하긴 마찬가지더군요. (...)

        그리고 제가 8월부터 여러차례 이 글에 댓글을 달려다가 자꾸 '귀하는 차단되었으므로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라고 뗘서 포기했는데... 그래서 지금 티스토리 로그인해서 쓰는 중인데 혹시 확인 가능할까요? ^^;;

      • 아, 이거 원작이있었어요?? 거기다 홍콩영화였어요?? 우와.. 전혀 몰랐네요 ㅋㅋㅋㅋ

        스팸에 걸린 댓글들은 금방 확인했어요. 근데 왜 걸린건지는 도통 모르겠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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