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 슬레이터,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한동안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때가 있었다. 정확히는 지금까지. 그 때는 절정을 찍었지만 지금에 와서 그 정도까진 아니고, 그 때보단 조금 덜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관심은 가는, 뭐 그런 정도. 나중에 학교에 개설된 <일반심리학> 과목을 한 번 들어볼까 생각도 하고 있고. 어쨌든 그런 상황에서 <현대 심리학의 이해>나 <심리학개론>같은 딱딱한 책 말고 교양스러운 책을 하나 읽어보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 바로 이 책,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였다. 동시에 내 첫 로욜라 도서관 대출 도서이기도 하고.


책은 아주 잘 읽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어렵지 않게 잘 쓰여진 것 같다. 심리학을 학문의 관점에서 바라보기보다 사람 대 사람의 관점으로, 심리학자들이 어떤 배경에서 자라 어떤 과정을 통해 실험을 구상했고 수행했는지를 보여준다. 곳곳에서 심리학 용어들이 나오긴 하지만, 대개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말 그대로 굉장히 가볍게 읽을 수 있는게 무엇보다 장점인 책. 


사실 심리학 서적이라기보다 심리학에 관련된 책, 이라고 설명하는 쪽이 좀 더 어울린다. 단순히 실험들을 소개하기 보다 로렌 슬레이터, 라는 저자의 관점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심리학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하며 겪은 일을 써내려간 느낌이기도 하고. 일반적으로 어떤 심리학 실험을 소개하겠다라고 하면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 그리고 이 심리학자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분석을 했다, 이런 내용이 나올법 한데, 이 책에서 로렌 슬레이터는 때로는 그 실험을 진행했던 저명한 심리학자의 의견에 반박하기도 하고, 때로는 대중의 평가를 반박하기도 한다. 새로운 분석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한마디로 실험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게 아니라 철저하게 저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 


이러한 점은 조금 주의를 요하지만, 심리학에 관심을 막 가지기 시작한 나에게 심리학이란게 딱딱한 학문이 아니고, 나름 재미있는 학문이라는 걸 가르쳐줬다. 사실 내가 하고 싶었던 심리학은 이쪽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A가 무언가를 촉발해서 B라는 결과를 낳는다, 같은 결과를 얻는게 아니라, 그런 결과를 기반으로 해서 다른 사람의 심리를 분석하는, 그러니까 심리학과 하면 흔히 떠올리는 그런 이미지. 상담심리 쪽이다. 뇌 구조같은게 나와서 심리학 관련 수업을 들을 생각이 없었는데, 우리 학교가 특화로 내세우고 있는 <상담심리>에 관심이 좀 생겨서 수업은 못듣더라도 관련된 책은 계속 찾아 읽어보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사실 애초에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할 수 있는, 상담이라는게 갑자기 마음에 들어서이기도 했고 말이다.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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