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2012)


유령

한국, SBS
2012. 5. 30 ~ 2012. 8. 9

안 보신 분이 얼마나 있을진 모르겠지만... 따끈따끈한 스포일러가 들어있어요. 

정말 오랜만에 정주행한 드라마네요. 재밌어서 한 순간도 떠나지 못하고 연달아 쭉 봤어요 ㅋㅋㅋ 우선 시작은 이미지부터 소간지. 정말 이 드라마는 소간지의 드라마네요. 이연희 씨도 예쁜데 소간지의 위엄을 따라갈 수 가 없더라구요. 사실 소지섭씨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들어가는 드라마가 아니었나 합니다. 실제로 저도 자리에서 뜨질 못하고 계속 봤는걸요. 20편이면 단순히 시간으로 계산해도 20시간은 넘는단 소린데 3일만에 주파했네요. 오늘은 거의 하루 내내 본 것 같아요. 


자, 이 이야기는 접어두고, 우선 유령이 다루고 있는 소재를 보자면... 지금까지도 여럿 과학수사물들이 있었는데, '유령'이란 작품은 결국 'phantomvideo.avi'라는 신효정이 숨겨놨던 파일과 phantom0308이라는 계정으로부터 발신되는 메일에서 비롯되는 '컴퓨터 과학 수사물'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현장에서 증거 찾아 뛰는 과학수사물(물론 뒤로 갈 수록 점점 현장에서 뛰는 수사물이 되어가긴 하지만..)보다는 컴퓨터 속에서 해커와 경찰의 대립을 그리는 것이 기본이다... 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스포일러 섞어 이야기해보자면 결국 해커와 경찰의 대립이라기보다 해커와 해커의 대립이 되어버렸고 그 마저도 중간부턴 법정드라마화되는 다이나믹한 변화를 보여주긴 하지만..


사실 이런 설정을 제가 뭐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제가 모르는 소재니까요. 컴퓨터에 관심은 많지만 이런 분야는 문외한이라서요. 그래도 드라마에 나오는 프로그램은 몇 가지 검색해봤는데, 실제 드라마에서 나온 것과 기능은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스테가노그래피를 위해 사용되었던 Openstego라는 프로그램은 실존하는 프로그램인 것 같더군요. DDoS Master는 디도스 설정을 맞추기 위해서 드라마 제작진이 겉모습만 맞춰서 만든 프로그램인 것 같구요. BCWipe라고 드라마 중에 컨텍스트 메뉴에서 Delete with wiping이라는 버튼을 만들어주고 실제로 삭제와 와이프를 함께 해주는 프로그램 역시 실존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마지막에 세강증권 상무이사가 사용한 kgb wiping이라는 프로그램은 실존하는지 안하는지 모르겠네요. 그 외에도 몇몇 검색해봤었는데 실제로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더라구요.


나름 시사하는 바도 많았던 것 같은데.. 가장 특징적인 점은 반전이 엄청나게 많았다는 점과 캐릭터들이 굉장히 입체적이라는 점이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에 조현민이 자살하는 장면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반전의 연속이었고.. 결국 이야기의 진행 자체가 반전에 의해서 시작되고 반전에 의해서 끝나게 되더군요. 보고 있으면 와 이런 반전이 있었네 하고 놀라고 있으면 다시 반전으로 그걸 뒤집어버리는 장면의 연속이었어요. 보다보면 제작진에 대한 신뢰를 다 잃어버리고 또 뒤집어지겠지.. 이러고 보고 있게 되요. 실제로 많이 뒤집히구요.. 나중에 가면 안뒤집히는게 반전이 될 지경 -_-; 


캐릭터가 입체적이었던건 조현민이 대표적이겠죠. 큰 흐름에서 보면 권선징악이라는 구조를 매우 잘 지키고 있는 드라마가 바로 이 '유령'입니다. 생각해보면 스토리가 매우 간단하거든요. 모든 시발점은 신효정 살인사건이었고 종결도 신효정 살인사건이죠. 결국 거대한 음모의 시발점이 된 그 사건이 이 이야기의 전부에요. 그리고 권선징악에서 '악'으로서 '징'당하는 입장에 있는 조현민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죠. 자신이 죽인 신효정이, 자신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말이죠. 전 오히려 이 부분이 더 싸이코패쓰 같았어요. (정말로 좋아했던건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이 좋아했던 신효정은 그렇게 쉽게 죽이고, 그 무덤조차 찾아가본 적이 없는 주제에, 자신의 아이를 자신의 손으로 죽였다는 죄책감에 자살을 한다? 이게 싸이코패쓰지 뭔가요. 뭐 결국 조현민이 왜 싸이코패쓰가 되었느냐를 따져 올라가면 중간에 사망하는 조경신 세강그룹 회장에게 잘못이 있지만요. 결국 조현민은 복수의 화신같은 캐릭터였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당황스러웠던게... 물론 드라마의 진행상 이런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가야하는 설정들이기는 한데 너무 해킹 과정이 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니 요로코롬 쓱쓱 해킹이 되어도 괜찮은가.. 그 말이죠. 아니 해킹이 이렇게 물흐르듯 쉽게 진행되어도 되는 건가요?(...) 뭐 저야 이 분야를 잘 모르니 해킹이 원래 그런건지 드라마 진행상 그런건지 알 수는 없습니다. 뭐 하긴 주인공부터가.. 박기영이 성형괴물이 되서 김우현이 된다는 미묘한 설정인데...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소간지가 있긴 하지만 어째 이 드라마는 전반적으로 착한 역은 매력적인 캐릭터, 나쁜 캐릭터는 비주얼(..)로 밀어붙이는 거 같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염재희나 권도형, 강응진까지... 이렇게 멋있는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나요. 물론 비주얼 빼면 비호감 포스 퐉퐉 풍겨주는 비열한 캐릭터들이긴 하지만.. 특히 염재희는... 어우 어떻게 그렇게 멋있는 악당이.. 드라마 끝나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을 뽑으라면 김우현보다도 염재희인 것 같아요. 우선 이름부터 뭔가 인상에 팍! 남지 않나요? ㅋㅋㅋㅋㅋ 이것도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 OST 중에 블락비의 Burn Out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ㅋㅋㅋㅋㅋ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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